
주말 드라마 빅매치
오랜만에 시청자들의 마음이 두근거리는 매치업이 성사됐습니다. 바로 tvN ‘아라문의 검’, SBS ‘7인의 탈출’ 그리고 MBC의 ‘연인 파트 2’입니다. 앞으로 무엇을 볼지 벌써부터 기분좋은 걱정입니다.
오늘은 이 세편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방송의 묘미는 꼭 독특한 기획력으로 나름의 재미와 의미를 만들어내는 ‘제작’에만 있는 것 만은 아닙니다. 어떤 콘텐츠든 수요자에 해당하는 시청자가 봐야 하기 때문에 그런 의미로 다양한 창작자들은 그들의 콘텐츠를 가장 적절하게 잘 보여줄 수 있는 플랫폼과 시간을 찾습니다. 즉 ‘편성’의 중요성이다.
주말 드라마 편성이 아주 재미있게 되어지는 상황입니다.
과거에는 월화극, 수목극, 주말극, 일일극 등 다양한 전선에서 방송사들과 제작사들의 경쟁이 이뤄졌습니다. 그래서 대작끼리 맞붙는 ‘빅매치’가 일어나기도 하고, 시간대를 미세하게 옮겨 경쟁작의 김을 빼는 편성전략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월화극의 사실상 폐지와 수목극의 축소로 이러한 경쟁은 오롯이 주말로 옮겨졌는데요.
지금 TV 플랫폼에서 드라마를 편성하는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간대가 바로 주말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금, 토요일 방송하는 금토극 그리고 토, 일요일 방송하는 주말극입니다. 과거 주말극은 적절한 복수와 가족의 의미가 버무려진 작품으로 도배됐지만, 방송사들이 주중의 역량을 모두 쏟아부으면서 가장 뜨거운 ‘전장’이 됐습니다.
tvN과 SBS가 대작을 들고 오고, 이에 기존 경쟁에서 승리를 거둔 MBC가 시즌 2격의 작품을 들고 오면서 오랜만에 시청자들의 마음이 두근거리는 매치업이 성사됐습니다. 바로 tvN ‘아라문의 검’, SBS ‘7인의 탈출’ 그리고 MBC의 ‘연인 파트 2’입니다.
아라문의 검

포문은 tvN이 가장 먼저 열었습니다. ‘경이로운 소문 2’의 후속으로 토, 일요일 오후 9시20분 방송 중입니다. 앞선 작품이 전작의 인기에도 주인공의 구설수 등으로 전반적으로 흥행에 탄력을 받지 못하면서 ‘아라문의 검’에 걸린 기대가 더욱 커졌습니다.
드라마는 2019년 방송된 ‘아스달 연대기’의 세계관을 이어받은 작품으로 태고의 땅으로 설정된 ‘아스’에서 서로 다른 전설을 써가는 인물들의 이야기입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한국적인 느낌은 갖고 있되 세계 어떤 문화권에서 봐도 접근이 쉽도록 국적불명의 대서사시를 벌입니다. 캐스팅 역시 장동건, 이준기, 신세경, 김옥빈 등 화려합니다. 제작비 역시 ‘아스달 연대기’의 500억원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최소 200억원은 훌쩍 넘는 비용을 투입했습니다.
7인의 탈출

SBS는 되치기에 나섰다. 지난 15일부터 김순옥 작가-주동민 감독이 힘을 합친 금토극 ‘7인의 탈출’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SBS 역시 전작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가 신통치 못한 반응을 냈다. ‘아내의 유혹’부터 ‘왔다! 장보리’를 거쳐 ‘펜트하우스’에 이르기까지 복수와 치정 장르에 일가견이 있는 김순옥 작가의 대서사시에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제작비는 대단한 세트가 들어가지 않는 현대극이고, 복수가 주를 이루는 장르임에도 462억원이 투입됐다고 알려져 놀라움을 줬습니다. 드라마는 한 소녀의 실종에 얽힌 7인의 악인들이 서로 이전투구를 하고, 이를 응징하려는 세력도 등장하는 전형적인 피카레스크(악인담) 복수극입니다. 엄기준을 비롯해 황정음, 이준, 이유비, 신은경, 윤종훈, 조윤희, 조재윤, 이덕화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합니다.
연인 파트2

‘아라문의 검’과 ‘7인의 탈출’은 하루가 날짜가 다르지만 ‘7인의 탈출’ 금, 토요일 오후 10시부터 방송이라 토요일 오후 10시부터는 반드시 겹친다. 여기에 이 시간대를 원래 주름잡았던 MBC ‘연인’이 파트 2로 돌아옵니다.
지난 2일 막을 내린 ‘연인’은 다음 달 13일 첫 방송을 예고했습니다. 금, 토요일 오후 9시50분입니다. ‘7인의 탈출’과 정확히 겹칩니다. 결국 ‘연인’과 ‘7인의 탈출’의 진검승부가 이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세파에 섞이지 않는 한량 같은 남자와 여우 같은 규수의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은, 사실적인 전쟁묘사와 살아 움직이는 인물 서사 그리고 남궁민, 안은진 등 주연들의 호연으로 5%로 시작한 시청률이 두 배 이상 뛰며 주말을 접수했습니다.
주말극 기대
이 세 작품은 국적불문의 판타지 서사, 강렬한 복수극, 로맨스 사극 등으로 서로 갈피를 다르게 잡고 있습니다. 게다가 화려한 캐스팅과 볼거리 그리고 대규모의 제작비 등으로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경쟁의 긴장감을 높였습니다. 여기에 ‘7인의 탈출’이 강렬한 서사로 금토극 시장의 석권을 선언하며 ‘연인’의 팬들이 온라인에서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 ‘연인’ 첫 방송 이후의 판도에 흥미를 더하게 됐습니다.
일단 세 편의 드라마는 지금 TV 플랫폼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매치업을 꾸렸습니다. 성적의 여부를 떠나 이 경쟁이 활발해져야 TV 드라마의 부활과 인기유지 그 가능성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세 작품의 시너지가 생각보다 심심할 경우, 드라마의 판도는 더욱 크게 OTT로 기울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주말극으로 앞으로 시청자들은 기쁜 마음으로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할지 기분 좋은 고민을 해야 할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