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비아 홍수
북아프리카 나라 리비아에서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어요. 지금까지 수천 명이 숨졌고, 피해 규모는 앞으로 훨씬 더 커질 걸로 보이는데요. 기후위기와 리비아의 정치적 불안 때문에 피해가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와서 매우 애석합니다.

리비아 홍수와 피해 원인
지중해에서 생긴 폭풍 ‘다니엘’이 10일 리비아 북동부에 상륙하며 많은 비를 뿌리기 시작했는데요. 그중에서도 10만 명이 살고 있는 항구도시 데르나의 피해가 컸어요. 지난 11일, 불어난 빗물을 견디지 못한 댐 2곳이 무너지며 엄청난 양의 물이 그대로 도시를 덮친 것. 도시의 4분의 1이 파괴됐다는 말도 나오는데요. 지금까지 데르나에서만 6000명 넘는 사람이 숨졌고, 적어도 1만 명이 실종됐어요. 도로와 건물이 무너지고 통신이 끊긴 상태라, 정확한 피해 규모는 이보다 더 커질 수 있는데요. 피해가 이렇게까지 커진 이유 중 하나로 기후위기가 꼽힙니다.
뜨거워진 바닷물 때문에 폭풍이 더 강해졌다는 건데요. 원래 지중해 지역에는 1년에 2~3번씩 열대성 저기압인 ‘메디케인’이 발생하는데, 이번처럼 큰 인명피해를 내는 경우는 드물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번 폭풍으로 거의 1년 치 내릴 비가 한꺼번에 쏟아졌어요. 전문가들은 지중해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더 많은 물이 증발하고,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은 폭풍이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다니엘은 앞서 그리스·튀르키예 등 지중해 근처 나라들에도 폭우를 퍼부으며 큰 피해를 남겼지만 리비아의 피해가 컸던 이유는 또 있다고 하네요.

리비아의 정치적 불안정이 피해를 키웠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끝나지 않는 내전으로 2011년 여러 북아프리카·중동 나라에서 민주화 운동(=아랍의 봄)이 벌어지며 악명 높았던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가 쫓겨났습니다. 그 후 리비아에서는 10년 넘게 무장세력 간 내전과 충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도 편을 갈라 끼어들며 혼란은 커졌고요. 현재 국민통합정부(GNA)가 서부 지역을, 리비아국민군(LNA)이 동부 지역을 차지하며 대립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참사는 기후변화와 리비아 내 정치혼란이라는 인재가 겹친 결과로 평가됩니다.
기상 전문가들은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메디케인'으로 불리는 지중해 열대성 저기압의 파괴력이 강해졌다고 지적했는데요.특히 리비아에서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동서로 나뉘어 내전을 벌인 탓에 노후한 기반시설이 제대로 관리·보수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데르나시 부시장인 아흐메드 마드루드는 12일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무너진) 댐들은 2002년 이후 보수가 되지 않았고 그렇게 크지도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그는 70m 높이의 상류 댐이 먼저 붕괴한 뒤 쏟아져나온 물에 두 번째 댐마저 무너지면서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현지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에도 댐 붕괴 위험과 관련한 대피 방송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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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피해 규모
열대성 폭풍으로 인한 댐붕괴로 막대한 인명피해를 본 리비아 동북부 항구도시 데르나의 사망자 수가 최대 2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현지 당국자의 발언이 나왔습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데르나의 압둘메남 알가이티 시장은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사망자 수가 1만8천명에서 최대 2만명이 될 수 있다고 추산했숩니다.
데르나의 인구가 12만5천명 안팎이란 점을 고려하면 주민 6명 중 1명꼴로 목숨을 잃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앞서 데르나에서는 지난 10일 상류의 댐 두 개가 잇따라 무너지면서 도시의 20% 이상이 물살에 휩쓸리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전날 현지에 도착한 일부 외신기자들은 주거지역이 통째로 쓸려나갔다면서 곳곳에서 끝없이 시신이 발견되고 병원에선 보관할 장소가 없어 복도에 주검이 널려 있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습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데르나시에서 최소 3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고, 곳곳에 널린 시신에 수인성 질병 창궐 등으로 인한 2차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혼란스러운 상황을 반영한 듯 리비아 당국자들은 제각기 다른 추산치를 내놓고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는데요.
데르나를 관할하는 리비아 동부 행정부는 확인된 사망자만 5천300명에 이르며 실종자는 1만명이 훨씬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내무부 대변인이라는 타리크 하라즈는 시신 3천200구를 수습했고 이 중 1천100구는 신원이 파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것인데요. 사망자 중에는 외국인도 포함되었는데 이집트 언론매체들은 자국 이민자들의 시신 수십구가 13일 리비아에서 이집트로 돌아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전세계 인도적 지원
그런 가운데 세계 각국은 리비아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습니다.
대립하는 서부 정부가 동부에 구조대와 의료대 등을 보내기도 했고 동부 정부는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이집트·튀니지·알제리·튀르키예 등 이웃 나라들과 미국·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이 리비아를 돕겠다고 나섰는데요. 피해 규모가 워낙 커서, 며칠 동안 희생자 수가 크게 늘어날 거라는 걱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튀르키예는 데르나 현지에 임시병원 두 곳을 구축하기 위한 자재와 의료인력 148명을 태운 구호선도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알가이티 시장은 이집트와 튀니지, 아랍에미리트(UAE), 튀르키예, 카타르에서 보낸 구조대원들이 데르나에 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은 중앙긴급대응기금(CERF)에서 1천만 달러(약 132억원) 상당을 리비아 참사 대응에 쓰기로 했고 영국도 1만 파운드(약 16억6천만원) 상당의 긴급구호 패키지를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도 지원을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더이상의 피해가 없이 빨리 많은 구조가 이루어지고 피해가 최소화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